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모로코에 들어 온 후 저희는 수도 라밧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새봄이를 위한 적당한 학교를 찾다가 이곳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히로 새봄이는 모로코 아이들과 잘 적응하며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드림이는 캐나다에 있는 대학에서, 믿음이는 독일 선교사 자녀 학교에서 건강하게 잘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들 위해 기도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남편이 가르쳤던 학생의 집이 지진으로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고, 담요와 식자재 등을 차에 잔뜩 싣고 그 학생의 산골 마을을 방문하였습니다. 마라케쉬 라는 도시에서 출발하여 가는데, 산길로 이어지는 대부분 도로들은 지진으로 무너져 형편없는 상태였습니다. 큰 돌이 무너져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길을 힘겹게 지나 3시간만에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마을에 도착하자 마자 저희 가족을 반갑게 맞아 주는 학생의 가족들을 만나 그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마을의 대부분의 집들은 폭탄을 맞은 것처럼 무너진 상태로 돌무더기가 되어 있고, 2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던 마을에는 10명의 사람들이 지진으로 희생되었습니다. 텐트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들은 공동부엌을 만들어 함께 음식을 만들고 식사를 하고, 화장실을 만들고, 추운 겨울을 대비해서 목욕시설도 만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었습니다. 정부의 지원이 매우 적은 상황이라 힘든 겨울을 맞이하게 될 거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저희 같은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저희를 위해 깨끗한 텐트를 내어주고, 마을 나무에서 추수한 가을 과일들을 한 바구니 모아 주었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지진을
겪은 그들이 얼마나 무서웠고 두려웠는지, 또 무너진 집 속에 갇혀 있던 가족을 구해 내지 못해 울부짖었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 뿐이었습니다.
겨울이 오기전에 다시 한번 방문해서 열악한 마을 공동 부엌 공간을 고쳐 주는 방법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학생들에게 더욱 담대히 간증하고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저는 이곳에서 웨딩 드레스를 통해서, 그리고 상담 사역을 통해 현지인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담대히 전할 때, 사단의 견고한 진이 무너지도록 기도해 주세요.
박한별 이은정 선교사
